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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를 제 집 드나들 듯 하는 뚱땡이 형 오함마.
영화 흥행에 실패해 빚더미에 허덕이는 영화감독 인모,
바람피우다 이혼당한 여동생 미연과 그녀의 딸 미경이 홀로사는 어머니의 집으로 모이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도무지 정상적이지 않은 가족들이 모인 가족의 평균연령은 사십구세, 실로 고령화가족이었다.
내게도 아마 헤밍웨이의 젊은 날과 같은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세상은 신비하고 달콤한 희망으로 빛나며 옆에 누워 있는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그래서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었던 시절…… 하지만 그 상대가 누구였는지, 당시의 감정이 어땠는지는 이제 잘 기억나지 않는다. 중요한 건 그 모든 것이 사라졌다는 것이며 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거였다. - 94 page
오함마는 그 팬티를 들고 수음을 하며 누굴 떠올린 걸까? 어린 조카딸을 상상한 걸까? 아니면 자신의 말대로 미용실 여자를 떠올린 걸까? 그나저나 누굴 떠올리든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일을 심판하는 게 과연 정당하다고 할 수 있을까? - 112 page
젖은 자는 비를 두려워하지 않는 법이다. - 192 page
─ 배고프지? 어여 집에가서 밥 먹자.
오함마가 교도소에서 나올 때마다 엄마는 그렇게 말했었다. 엄마에게는 아마도 혹독한 세상살이가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시무시한 괴물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그래서 끝내는 자식들이 실패한 원인을 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엄마가 알고 있는 것은 그저 '사람은 어려울 때일수록 잘 먹어야 한다'거나, '몸만 성하면 된다'는 식의 막연하고 단순한 금언들뿐이었다. - 198 page
그들은 아무것도 창조하지 못했다. 짐은 새로운 법은 아름답지만 옛날 법을 따르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인생을 희롱했다가 실패했다. - 268 page
오함마는 그 팬티를 들고 수음을 하며 누굴 떠올린 걸까? 어린 조카딸을 상상한 걸까? 아니면 자신의 말대로 미용실 여자를 떠올린 걸까? 그나저나 누굴 떠올리든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일을 심판하는 게 과연 정당하다고 할 수 있을까? - 112 page
젖은 자는 비를 두려워하지 않는 법이다. - 192 page
─ 배고프지? 어여 집에가서 밥 먹자.
오함마가 교도소에서 나올 때마다 엄마는 그렇게 말했었다. 엄마에게는 아마도 혹독한 세상살이가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시무시한 괴물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그래서 끝내는 자식들이 실패한 원인을 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엄마가 알고 있는 것은 그저 '사람은 어려울 때일수록 잘 먹어야 한다'거나, '몸만 성하면 된다'는 식의 막연하고 단순한 금언들뿐이었다. - 198 page
그들은 아무것도 창조하지 못했다. 짐은 새로운 법은 아름답지만 옛날 법을 따르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인생을 희롱했다가 실패했다. - 268 page
<고래>를 읽고 나서 '천명관'이란 작가의 책을 더 읽어보고싶어 덥석 집어든 책이다.
작가 이름 하나로 고른 책이었지만 후회없는 선택이었다.
역시 영화 시나리오 작가여서 그런가?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난 느낌은 마치 영화 한편을 본듯한 느낌과 흡사했다.
<고래>만큼 스펙타클하진 않지만, 인물 하나하나마다 갖고있는 사연에 깊이가 있어 부족함없이 꽉 찬 느낌이다.
초반에는 인물들이 모두 비정상적(다들 개 막장)이어서 좀 이질감이 들어었지만
그것도 잠시, 곧 천부적인 이야기꾼의 이야기에 저절로 빠져들어갔다.
영화로 치면 이런류의 영화를 좋아한다.
세상 저 밑바닥에 피는 꽃과 같은 이야기.
가령 <퐁네프의 연인들>이나 최근에 본 <완득이> 같은 느낌의 영화들.
보고있으면 저절로 힘을 얻게되는 이야기.
<고령화가족>역시 그런 이야기다.
주인공 인모의 심경 변화를 보며 나역시 힘을 얻었다.
2012년 새해를 맞았건만 이룬것 없이 나이만 들어감을 한탄하던 요즘이었다.
자기중심적으로 살아온 인모.
누군가를 처음 보았을 때 자신의 마음대로 이름을 붙여버리는 대목만 봐도 알 수 있다.
가령 미연의 딸, 미경을 처음 보았을 때 그 애의 얼굴에서 '죄송하지만 저 성질 좀 있거든요'라고 쓰여 있었다라고 하는 대목이라던지...
그런 인모가 변해간다.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보게되면서 결국엔 인생의 제일 밑바닥에서 다시 한번 힘차게 튀어 오른다.
인모의 세상을 낙관하는 마지막 대사에서 큰 힘을 얻었다.
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하지만 삶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법이다. 내 앞에 어떤 함정이 기다리고 있을지 나는 짐작할 수 없다. 운좋게 피해갈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것에 대해 미리 걱정하느라 인생을 낭비하고 싶진 않다. - 286 page
그리고 책 속에 영화 제목들이 나와서 좋았다.
책 속에 넣을 정도면 분명 저자가 추천하는 필수영화들이리라.
꼭 봐야지~.
(다 적지는 못했지만 생각나는 것들 몇편을 하단의 태그에 적었다.)
아, 그리고 헤밍웨이! (책속에 헤밍웨이의 책들이 자주 등장한다. 특히 <노인과 바다>가.)
내가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읽었...나? 읽지 못했나?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내용이야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는 있지만, 그게 소설이었는지 아니면 어딘가에서 본 줄거리였는지 알 수가 없다.
언젠가 헤밍웨이 걸작선에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
암튼 참 좋은 소설이었다.
재미있으면서 감동과 깨달음까지 겸비한 소설.
가뿐히 별 다섯개를 주고 싶다.
형, 우리 외롭지 말고 우울하지 말아요. 그러면 다 되는 거예요. - 291 page 작가 후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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